강릉임해자연휴양림 때문에 시작된 1박 2일 강릉 여행
2015.04.30 ~ 05.01
순전히 강릉임해자연휴양림을 예약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시작된 강릉 여행! 아직 피서철이 아니라 복잡하지도 않았고 날씨마저 화창하여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던 여행이다. 중간에 스케쥴이 꼬여버리기 전까지는... ㅠㅠ
1일 집 ~ 항구마차 ~ 하슬라아트월드 ~ 등명락가사 ~ 강릉임해자연휴양림
2일 복사꽃마을 ~ 주문진 수산시장 ~ 정동진 ~ 헌화로 ~ 집
첫.째.날
내일은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5월 1일. 5월 1일부터 여행을 시작할 수도 있었겠지만 연휴때는 숙박비도 비싸지고 예약도 하늘의 별따기. 그래서 징검다리 연휴를 포기하고 하루 전날인 4월 30일에 연차를 내고 여행을 떠났다.
중간에 덕평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강릉 금진항 근처에 있는 항구마차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KBS에서 방영하는 '한국인의 밥상'에도 나온 집이라더니 가게 들어가자 마자 최불암 아저씨와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있다. 대게칼국수 3개와 가자미회무침 작은 접시를 시켰다. 가격도 저렴하고 음식맛도 좋은 편이었다. 게다가 가게가 아름다운 해안도로변에 자리하고 있어서 경치마저 좋았다. 여행의 출발이 아주 좋은걸~
1박 2일을 알차게 보내고 싶기도 하고 예쁜 해안도로 드라이브도 할 수 있게 해안을 따라 완벽한 여행코스를 설계했으나 이 모든 것이 네비게이션에만 의지하여 운전할 수 밖에 없는 나에게는 그저 이룰 수 없는 꿈이었나보다. ㅠㅠ
분명 지도로 볼 때는 항구마차에서 해안을 따라 쭉 올라가다가 하슬라 아트월드를 갈 수 있는 것 같았는데, 네비는 친절하게 나를 내륙 길로만 안내해주었다. 이런..
내륙 길로만 달려 도착한 하슬라아트월드는 넓은 야외에 조각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공원 같은 미술관이다. 야외미술관과 실내미술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두 곳을 다 보려면 입장료가 무려 10,000원!! 좀 비싸다 싶었지만 언제 또 올까 싶어 야외+실내 모두 볼 수 있는 티켓을 샀다. 그러나 다 보고 나올 때 느낀 점은 그냥 야외만 볼 걸?? (실내는 그닥.. ^^)
#강릉 하슬라아트월드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아래로 동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넓기는 하지만 완만한 오르막 내리막길로 이루어져 있어 지루하지도 않고 걷기도 편안한 그런 곳이다. 의미를 다 알 순 없지만 조각품들을 보며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는 것도 재미나고.
하슬라아트월드에서 5분 남짓 거리에 등명락가사라는 작은 절이 있다. 절 입구에 "대한민국정동"이라고 표지석이 있어 이곳이 우리나라의 가장 동쪽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입구에 들어서 오른쪽으로 온갖 병에 효험이 있다는 등명감로약수가 있어 한모금 마셔보았다. 절에 들어섰는데 이곳엔 봄이 이제 막 온 것인지 벚꽃도 아직 피어 있고 영산홍이 절 곳곳을 가득가득 메우고 있다. 그런데, 여기도 상업화가 되려는 것인지 절 입구쪽으로 큰 건물을 짓고 있고 절 마당에도 새로 깍은 것 같은 석탑이 하얀 자태를 드러내고 있어 사람도 없고 조용했음에도 고즈넉한 기운은 들지 않았다. 좀 정리된 뒤에 온다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조용하고 작은 산사의 기운이 느껴질 것도 같다.
연휴 시작 전에 부지런을 떨며 나섰지만 그래도 고속도로 진입하기 까지의 교통정체는 어쩔 수가 없어서 5시간 넘게 운전을 했기에 일찍 숙소에 짐을 풀었다. 그렇게나 와보고 싶었던 강릉임해자연휴양림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풍경과 시설로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숙소 키는 안보전시관 사무실에서 받아오면 되고 퇴실할 때는 마찬가지로 사무실에 직접 반납하거나 사무실 앞에 있는 열쇠 반환통에 넣어두고 오면 된다.직원분도 친절했고 숙박동이 많지 않기 때문에 숙소도 조용해서 편히 쉬기에 좋았다. 그동안 다녀본 휴양림 중에서 전망이 제일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릉임해자연휴양림 구름동과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해바다
둘.째.날
아침식사를 마치고 짐을 정리해 주문진 복사꽃마을로 향했다. 복사꽃축제가 끝나긴 했지만 아직 꽃이 남아있겠지 기대한 내가 어리석었다. 복사꽃은 이미 다 떨어지고 길가에 늦게 핀 빨간 벚꽃만이 남아 있었다. 그래도 아예 꽃이 없진 않아 다행이었다. 게다가 학창시절 이후엔 볼 수가 없었던 제비를 보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 우와~ 강남갔다 오지 않던 제비가 주문진에 와있었구나. ㅎㅎ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다가 주문진시장에서 영진해수욕장을 찾아가는 길에 모든게 틀어져버렸다. 분명 집에서 지도로 볼 때는 주문진 바로 옆에 영진해수욕장이 있었는데 아침에 왔던 길을 되돌아 가고 있는게 아닌가. 그래도 네비에서 찍은거니까.. 하고 계속 갔는데 그 끝에 나온건 영진해수욕장이 아니라 염전해수욕장 @@ 이런!!! 초성검색 결과는 한 번 더 꼼꼼히 봤어야 해. ㅠㅠ 아!!! 맥 빠져 하는 내게 엄마가 정동진에 가자고 하신다. 그래 아직 우리에겐 정동진이 있었지. -.-;;;
몇 해만에 다시 온 정동진은 조금 많이 변해 있었다.
아주 작고 볼품없었던 것 같은 모래시계 소나무가 무척 많이 자라 있었고, 철길 옆으로 또 한 줄의 철길이 깔려있어 무엇인가 했더니 레일바이크용 철길이었다. 간간이 중국인 관광객의 목소리도 들리고..
그러나 여전히 변함 없는 것은 푸른 바다와 하얀 모래. 짠 바람의 냄새. 여전히 좋구나. ^^
#정동진
강릉까지 와서 내륙으로만 내 달리다 갈 수는 없는 법!
해변도로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헌화로를 찾았다. 오른편으로는 절벽으로 된 초록 산을 끼고 왼편으로는 푸른 동해 바다를 따라 구불구불 돌아가는 해안도로. 절로 속도를 줄이게 되는 풍경을 마주하고 중간에 차를 세워두고 걸었다. 중간중간에 우리처럼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 방파제에 올라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어제 보다 시야가 멀리 보여 하늘과 바다의 구분이 선명하다. 그동안 서해 바다만 보다가 동해바다를 보니 색이 확연히 다르다. 투명한 초록과 짙은 파랑이 어울려 더 맑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헌화로
올라오는 길에 강릉가는 반대반향 도로를 보니 거의 주차장이다. 왠지 뿌듯함을 느끼며 집으로 오는 길. 너무 짧은 강릉 여행이 자꾸만 아쉽다.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창 밖에 어제 보이던 바다가 없어 살짝 속이 상했다는...
여행정보
항구마차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금진리 산78번지 (대게칼국수, 가자미회무침)
강릉임해자연휴양림 http://www.gnimha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