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따라 남도 여행
구례~하동~광양, 봄꽃 따라 남도 한 바퀴 2015.03.27~03.29
해마다 봄이 되면 꽃보러 가야지, 가야지 생각만 하다가 결국엔 여름을 맞이하기를 몇 해. 올핸 일찌감치 회사 창립기념일 휴일에 맞춰 계획을 세우고 봄이 가장 빨리 찾아오는 남도로 떠났다.
1일 집 ~ 구례 산수유마을 ~ 지리산온천랜드호텔
2일 구례 현천마을 ~ 사성암 ~ 쌍계사 ~ 송림공원 ~ 최참판댁 ~ 최참판댁 한옥체험관
3일 광양 청매실농원 ~ 집
첫.째.날
광양 매화마을 축제는 지난 주에 이미 끝이 났고, 이번주엔 구례에서 산수유 축제가 열리고, 다음주에는 하동 쌍계사에서 벚꽃 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혹시 날씨가 따뜻해서 벚꽃이 벌써 피어있는 것은 아닐까?? 기대하며 봄바람을 따라 기분좋게 길을 나섰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봄의 기운이 마구 느껴진다. 개나리도 이미 활짝 피었고, 구례에 접어들면서는 노란 산수유가 지천에 깔렸다.
산수유축제장은 주차가 힘들 것 같아서 숙소인 지리산온천랜드호텔에 주차를 하고 천천히 걸어서 산수유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그런데, 지도에서 보면 지척일 것 같던 산수유마을이 꽤나 크고 오르막도 있어 걸어다니기엔 그리 만만한 코스가 아니었다. 후회할 땐 이미 때가 늦었으니.. ㅠㅠ
만약 다음에 다시 구례에 온다면 산수유문화관에 차를 대고 산수유사랑공원과 반곡마을을 둘러본 다음 다시 차를 가지고 상위마을 산수정까지 올라가서 구경을 하는게 관절 건강에 좋을 듯!
#반곡마을은 계곡 주위로 산수유꽃이 만발
#산수정에서 내려다 본 상위마을
#해가 뉘엿뉘엿 산 너머로 질 때서야 다시 길을 되돌아 옴
마을은 멀리 보아도 가까이 보아도 온통 노란 산수유꽃으로 뒤덮여 있어 봄이로구나~ 하고 계속 말을 걸어오는 것만 같다.
우리나라 산수유의 80% 가량이 이 곳 구례에서 생산된다고 하니.. 열매가 익어가는 가을에 오면 마을이 온통 빨간 색이 되어 있어 그 또한 아름다울 듯 하다.
저녁은 호텔 건너편의 지리산 흑돼지구이집에서 삼겹살로 해결하고 숙소로 돌아와서는 온천욕으로 종일 걸은 다리의 피로를 풀고 그대로 기절 @@
둘.째.날
화엄사와 쌍계사를 갈까 하다가 불교신자도 아니고.. 무슨 하루에 절을 두군데나 가나 하는 생각에 현천마을에 가서 산수유꽃구경 좀 더 하고 섬진강변에 혹 벚꽃이 피었을지 모르니 섬진강벚꽃길을 가기로 맘을 먹고 짐을 챙겨 나왔다.
현천마을엔 저수지가 하나 있는데 저수지 주변으로 산수유나무가 있어 물에 비친 반영 때문에 반곡마을이나 상위마을과는 또다른 풍경을 주는 곳이다. 이날도 몇몇 진사님들이 반영사진을 찍기위해 아침부터 카메라를 들고 바람이 잔잔해지길 기다리고 있었다.
#현천마을 산수유꽃
화엄사 가는 것은 포기한 채로 섬진강벚꽃길 출발지로 좋다는 사성암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아.. 이런.. 역시나 아직 벚꽃을 보는 것은 너무 이른 날이었던듯.. 도로 양옆으로 오래된 벚꽃나무가 줄지어 터널을 만들고는 있었지만 꽃은 아직 단단한 봉오리였다. 아버지는 저기에 꽃이 만개해 있다고 상상을 하면 되지 않느냐 하시지만.. 아니 그게 상상으로 만족이 되는게 아니잖아요. ㅠㅠ 아쉬운 마음을 애써 접고 기왕 여기까지 온김에 사성암에 오르기로 한다.
사성암 까지는 개인 차량으로는 올라갈 수 없고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올라가는 길이 그야말로 오프로드!! 운전기사님의 드라이빙에 절로 박수가 쳐지더라는. @@ 이 높은 산에 누가 암자를 지었을까.. 눈앞에 보이는 절벽 옆에 우뚝 솟아있는 암자의 위용이 험한 길을 올라온 보람마저 느끼게 해준다. 특히나 사성암에서 내려다보는 섬진강과 구례의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
#절벽 위에 세워진 사성암
#사성암에서 내려다 본 섬진강변
비록 하얀 벚꽃으로 터널을 이루고 꽃비가 내리는 드라이브는 못했지만 사성암까지 가는 길도, 사성암에서 쌍계사까지 가는 길도 아직 꽃봉오리인 벚꽃길이었지만 충분히 봄의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쌍계사 십리벚꽃길은 아버지 말씀처럼 꽃이 만개했을 때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그 모습이 너무 이쁠 것 같았다. 왜 모두들 봄이되면 쌍계사로 달려가는 지 알 것 같다. 언젠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을 때 다시 한 번 와보고 싶다.
숙소인 최참판댁으로 가기 전에 하동 송림공원에 들렀다. 수령이 200~300년 이상 된 소나무가 울창한 숲이다. 공원 앞으로는 섬진강과 은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바다도 아닌데.. 강변에 이리 고운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는게 신기했다. 섬진강은 너무나 고요하고 잔잔하다. 강 건너 저편은 아마도 광양인 듯하다. 산등성이가 하얀 매화꽃으로 덮여있다. 사철 푸른 소나무숲에 있으니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다. 북적이던 쌍계사에서 사람에 치이다 와서 그런지 송림공원의 한적함이 참 좋다.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진 섬진강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하동 송림공원
둘째날 숙소는 최참판댁에 있는 한옥체험관으로 예약을 해 두었다. 단지 비용이 싸서(50,000원) 선택한 집 ^^; 방도 작고 TV도 없고 샤워기 물도 잘 안나오고 많이 부족한 집이긴 하지만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데다가 광양으로 넘어가기도 가까워서 나쁘진 않았다.
세.째.날
어제 송림공원을 가다가 보니 광양으로 들어가는 도로는 거의 주차장 수준이었다. 사람 몰리기 전에 빨리 다녀오기 위해서 아침은 간단하게 빵과 과일을 먹고 오전 7시에 짐을 정리하고 나왔다. 8시도 되기 전에 광양 청매실농원에 도착했건만, 우리보다 먼저 온 사람들이 정말 많이 있었다. 역시나 대한민국 사람들은 부지런하긴 한가보다. @@
지난 주에 축제가 끝나서인지 매화는 조금씩 꽃잎이 떨어지고 잎이 나고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방이 매화꽃으로 가득하다. 이젠 집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기에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농원을 걸었다. 구경을 마치고 나가는데 그제서야 들어오는 차들로 길이 꽉 막힌다.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는가보다.
#광양 청매실농원
광양에 온 기념으로 광양 시내까지 나가 광양불고기로 이른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콧 속에 마음에 봄바람 잔뜩 넣고 온 기분 좋은 꽃나들이였다. 장거리 운전으로 무릎이 시큰거리는 것 빼곤 성공적인 여행이었다.
부작용은 일 나가기가 더욱 구찮아졌다는 거? ㅠㅠ
여행정보
지리산온천랜드 http://www.spaland.co.kr
한국식당 전남 광양시 광양읍 매일시장길 48 ☎061-761-9292